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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만 배우면 일당 21만원” 취업난 청년들 도배 기사에 꽂히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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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만 배우면 일당 21만원” 취업난 청년들 도배 기사에 꽂히다!

변소장님 2024. 2. 24. 07:24

이사철, 출장 기사의 세계

"조수로 일하다 독립하면 일당이 높아진다“
 

배·타일·조명·에어컨….

이사를 전후해 만나게 되는 출장 기사들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단기 임시직,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20·30대 젊은이들이 출장 기사로 나서는 경우가 늘고 있다.

20만원 이상의 일당을 받을 수 있는 출장 기사가 매력적인 대안이 되는 셈이다.

타일 기사의 경우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학원에는 정원의 2~3배씩 몰리기도 한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일거리가 줄어들면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점점 뜨거워지는 날씨 속에서 대부분 임시직·일용직·특수고용직인 출장 기사들은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부상 위험을 무릅쓰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구인·구직 사이트 인테리어잡에 도배 공사를 하겠다는 신청자는 지난달까지 138명. 지난해 같은 기간(69명)의 두 배다.

2017년에는 48명이었다.

연령대 비율도 변했다.

올해 30대가 41%(56명)로 1위, 40대(42명·30%), 20대(22명·16%) 순이다.

지난해는 40대(26명·38%), 30대(17명·25%), 20대(9명·13%) 순이었다.

도배 기사는 국가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자격증이 있건 없건 일당은 비슷하다.

한 기술학원 관계자는 “도배에 젊은 인력이 몰리는 이유는 타일·전기 같은 다른 출장 기사보다

단기간에 기술을 배울 수 있으면서 일당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라며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로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기술을 배우려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인테리어 업체 대신 출장 기사들을 직접 찾기 시작한 것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데다 인터넷 등을 통해 솜씨 좋은 일손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인터넷 카페 인기통(인테리어&기술자 통합모임)에서는 지역별로 목수·도배·페인트·타일 기사를 검색할 수 있다.

기사와 직거래하면 인테리어 업체를 통할 때보다 비용을 15~30% 절약할 수 있다.

 

 

박목수의 열린 견적서처럼 인테리어 비용을 무료로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도 인기다.

다만 출장 기사를 직접 부를 경우 공사 완료 후 하자보수를 받기 어렵다.

기술 수준도 초보에서 숙련자까지 다양하다.

인기통 관계자는 “견적을 받은 후 전화번호와 아이디 등으로 검색해 실적이 많고

평가가 좋은 기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출장 기사들은 개인사업자와 하청업체 소속으로 나뉜다.

하청업체 소속의 인터넷 기사, 에어컨 기사, 정수기 기사, 도시가스 점검 기사는 모두 특수형태근로종사자다.

정수기 플래너인 김모(47)씨는 “본사에서 지사에 영업 할당량을 주고

이걸 다시 출장 기사들에게 할당한다”며 “개인 목표 할당량을 못 채우면 본사에서 만드는 다른 제품을 사게 하기도 하고

수당 체계도 영업을 해야 하도록 짠다”고 밝혔다.

그는 “10명에 8명은 이걸 못 견디고 그만둔다”고 덧붙였다.

도배

백경애(48)씨는 이번 달 초에 경기도 일산에 105㎡(32평) 아파트를 마련했다.

20년 된 아파트에는 손 볼 곳이 많았다.

백씨는 인테리어 업체에 도배·타일·조명 등을 맡기지 않고 따로 출장 기사를 불렀다.

도배 기사의 일당은 서울 강북 소재 아파트 105㎡(32평) 기준 21만원.

지난해보다 10%가량 올랐다.

부산의 럭키도배기술학원 정성목 원장은 “교육을 받고 숙련 기술자가 되면 일당 20만원을 훌쩍 넘겨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이 많은 실크 벽지를 택하면 기사 5명, 합지는 3명이 달라붙는다.

실크 벽지를 택하면 최소한 일당 100만원을 각오해야 한다.

재료비는 별도다.

도배 출장 기사는 요즘 시쳇말로 ‘핫’하다.

20대, 30대 젊은 층도 적지 않게 유입됐고 인터넷 등을 통해 직접 일거리를 찾는 것도 활발하다.

현장에서는 도배 기사의 일당이 다른 기사들 공임의 바로미터가 된다고 말한다.

도배 일당이 오르면 타일, 전기 등도 줄줄이 오른다는 얘기다.

경기도 일산의 한 인테리어 업체 관계자는 “도배 기사들은 지역, 전국 단위의 협회까지 갖추고

체육대회, 봉사활동도 할 정도로 단합이 잘 된다”고 말했다.

타일

도배 기사와 마찬가지로 타일 기사도 국가 자격증이 있지만 공임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인테리어업체 대표 최성완(43)씨는 “이들은 보통 일당 33만원을 받는데 숙련공이라면 37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기술학원에는 타일기술 분야가 최고 인기다.

한 인테리어학원 관계자는 “타일 쪽은 항상 정원의 2~3배로 수강 문의가 들어온다”며

“정원이 다 차서 다른 학원을 추천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학원에서 배우기도 하지만 도제식이 일반적이다.

공사 규모가 크면 타일 조수가 붙는다.

조수는 15만원가량 받는다.

최 대표는 “메인과 조수 합쳐 50만원을 받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백씨가 부른 타일 기사는 며칠 전의 그 도배 기사였다.

도배와 타일을 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조명 설치기사는 스위치·콘센트 작업까지 하면 일당 25만원을 받는다

조명

집에 조명기구를 새로 달 설치 기사는 입주 청소 직전에 방문하게 된다.

조명 설치기사 김모(52)씨는 “105㎡(32평) 기준 조명기구가 10개 안팎인데

스위치·콘센트 작업까지 하면 한 번에 25만~30만원, 등만 달면 20만원가량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조수를 두지 않는다.

전기 공사가 도배나 타일보다 위험이 있기 때문에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 관련 일당도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며

“도배·타일 같은 인기 분야에 사람이 몰리지만 전체적으로는 3D라는 인식 때문에 일할 사람이 적어

일당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에어컨

대기업 하청업체 에어컨 설치기사는 재료비 포함 40만원 정도를 받는다.

사설업체는 20만원 가량을 받는다.

사설업체의 에어컨 설치·수리 기사 최성하(38)씨는 하청업체와 사설업체 간의 가격 차이에 대해

“사설업체 경쟁이 심해 서로 조금이라도 가격을 낮추려 하기 때문”이라고말했다.

재료비는 배관이 주를 이룬다.

하청·사설업체의 재료비는 비슷하다.

스탠드형이 1m당 1만5000원~1만7000원이다.

일부 고객은 배관 길이를 짧게 해달라고 한다.

배관 길이는 3.5~5m가 적당하다.

에어컨 기사들은 “그 이하는 에어컨 순환이 빨라져 기계에 무리가 가고, 그 이상은 기계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하청업체 소속의 에어컨 기사는 할당량을 받는다.

할당 이상을 채우면 수당이 돌아온다.

이런 ‘할당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설업체를 꾸리는 기사들도 많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에어컨 기사는 위험 직종이다.

아파트에서 실외기를 달다가 추락사고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최성하씨는 “보험사에서 보험도 잘 들어주지 않고 가입하더라도 보험료가 높다”고 말했다.

피아노는 습도와 온도 변화에 따라 음정이 변한다. 출장 나온 피아노 조율사가 피아노 음정을 확인하고 있다

피아노

백씨는 두 딸이 아끼는 피아노를 조율해야 했다.

피아노 조율사는 국가자격증이 있다.

하지만 자격증이 없어도 조율할 수 있다.

사단법인 피아노조율사협회에서는 2000년 피아노 조율 가격을 책정했다.

2005년과 2008년에 두 차례 개정했다.

최저 기본 조율금액이 8만원(업라이트 기준). 공휴일이면 50% 할증됐다.

5000원부터 100만원까지, 부품 값도 별도로 받았다.

2011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개별 조율사들이 자율적으로 정해야 할 요금을 사업자단체가 부당하게 정하거나

인상하는 방법으로 경쟁을 부당하게 제한했다“며 시정명령을 내렸다.

피아노조율사협회는 당시 “피아노 조율은 공산품 거래가 아닌 예술 요소가 강한 특수 전문 직업군”이라며

“최소한의 자체 규정인 요금을 부당하게 정하거나 인상했다는 공정위의 결정은 지나치다”는 의견을 냈다.

피아노 조율사 이모(55)씨는 “지금은 가격표가 없지만 여전히 8만원이 기본 출장비”라며

“작업 시간이 길수록 출장비를 가산시키고 부품 값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들이 그만큼의 가격을 내는 이유를 이해시킬 수 없다면 하수 조율사”라고 말했다.

백경애씨가 낸 금액은 20만원이었다.

도시가스 출장 기사 중 설치 기사는 대부분 남성, 점검 기사는 대부분 여성이다. 사진은 한 주택의 가스계량기

도시가스

도시가스의 경우 경기도에서는 철거비를 받지 않고 설치비 1만4000~1만5000원을 받는다.

여기에 고급 가스호스(1m)와 중간밸브 등의 자재비까지 합치면 4만5000원까지 나온다.

일반 가스호스를 쓰면 2만5000원선이다.

서울은 철거·설치비 없이 재료비만 받는다.

도시가스공사 외에도 가스 취급 자격증을 가진 사설업체를 이용할 수도 있다.

도시가스 설치기사 외에 점검원도 출장을 나온다.

이들 대부분은 여성이다.

하청업체 소속도 있고 정규직도 있다.

한 달에 평균 1200세대를 방문한다.

할당량을 못 채우면 수당이 깎인다.

고객 방문 때 성폭력·성희롱에 시달리기도 한다.

경동도시가스 점검원 권미순씨는 “위험에 노출된 점검원들이 2인1조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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